[글로벌문화신문] 대한제국양악대의 ‘탑골공원 대음악축제’가 오는 10월 12일(토) 저녁 6시 탑골공원 팔각정에서 열린다.
공연에 앞서 오후 3시부터는 인사동길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한버들예술단 취타대가 길을 열며, 대한제국양악대와 고종황제 어가, 삼정승 화관무, 예천그린실버관악합주단과 수문장이 줄을 잇는다.
팔각정 공연에서는 프란츠 에케르트(우리 이름 예계로(譽啓爐), Franz von Eckert, 1852~1916)가 작곡한 대한제국 애국가가 연주될 예정이다. 우리 전통 아악풍으로 작곡된 이 애국가는 세계 50여 국으로 악보집이 배포됐다. 대한제국 애국가와 아울러 대한민국 임시정부 애국가(1920), 안창호 애국가(1908), 독립군이 활동하던 만주지역 애국가 등 우리의 여러 종류 애국가들을 이어서 선보인다.
대한제국과 수교한 미합중국, 대영제국, 독일제국, 프랑스 제3공화국 국가 등 모두 11개국 국가가 펼쳐질 예정이다.
대한제국양악대는 1900년 12월 19일 시위제일연대(侍衛第一聯隊) 군악대 설치, 고종황제 칙령 제59호로 창단된 최초의 서양음악 오케스트라다. 악단을 이끌 인물로는 프로이센 왕립악단 출신 프란츠 에케르트를 초빙했다.
에케르트는 서양악기를 본국에서 가져오고, 원각사 자리에 조성된 탑골공원에 별도로 학사를 지어 불과 4개월 만에 악기를 능숙히 다루는 최초의 서양음악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냈다. 군악대는 1등 군악장(대장) 1명, 2등 군악장(부장·하사급) 1명, 1등 군악수(악사·부하사관) 3명, 2등 군악수(상등병) 6명, 악사 27명, 악공(연주자) 12명, 서기 1명 등 총 51명으로 구성됐다.
백우용(白禹鏞, 1883-1930)은 2등 군악장 겸 에케르트 통역관으로 입단했고, 에케르트의 제자가 돼 해산 이후에도 이왕직양약대에 이어 백우용이 직접 세운 경성악대를 창단해 서양음악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헌신했다. 1907년 7월 27일 헤이그 특사 파견이 알려지자 일본 통감부가 황제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키고, 거짓 조칙으로 군대까지 해산시켜 폐지됐다.
에케르트는 양악대가 해산된 이후에도 귀국하지 않고 남아 15년간 우리나라 서양음악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하고, 1916년 8월 6일 암 투병 중 숨을 거둬 서울 양화진에 묻혔다. 탑골공원 팔각정(당시 팔모정)은 사실 연주용 무대를 목적으로 음향공학에 재능을 가진 심의석(1854~1924)에 의해 설계됐다.
팔각정에서는 매주 목요일 서양악기 연주에 호기심을 가지고 모인 인파들이 운집한 가운데 정기공연을 실시했다. 광무 9년(1905년) 각국 주재 공영사와 내외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독일군악대와 교환연주를 열었으며, 이후 광무 10년(1906년) 두 차례, 융희 2년(1908년)에 이어 일제 강점으로 중단됐다가 1913년 8월 다시 이어져 1929년까지 이어졌다. 당시 조선에 머물던 서양인들이 본 대한제국양악대에 대한 평은 대단했다.
대한제국양악대는 뉴코리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송재용 음악감독의 노력으로 2018년 탑골공원에서 재창단됐다. 2019년에는 삼일운동 100주년 기념 탑골공원 대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탑골공원 대음악축제는 뉴코리아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대한제국양악대가 주최하고, 서울시, 종로구, 종로구의회, 한국음악협회, 프란츠 에케르트 기념사업회가 후원한다.